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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3 소통과 네트워크 : 정(情) (2)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는 살아있는 인간의 몸뚱이와 그 체온을 느낄 수가 없다. 1과 0의 숫자로 만들어내는 비트의 세상은 무정한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의 미래는 결핍된 그 정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전화를 걸어 몇 시간씩 수다를 떨다 끊을 때 하는 소리가 "자세한 것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자"다. 그렇게 실컷 말하고도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또 있을까? 만나서 직접 말하겠다는 자세한 말은 다름아닌 전화로는 나누기 힘든 '정'의 말인 것이다. 얼굴을 맞대고 직접 말과 마음을 주고 받는 현실세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미흡한 것으로 남는다.

 프랑스의 극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전화에 대해 참으로 애처로운 말을 남겼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바로 귓전에서 울려오는데 그의 몸은 너무나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그래서 전화는 떨어져 있는 애인과의 거리감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 가까운 곳에서 속삭일수록 거리는 그만큼 증대되고 만남의 갈증은 더욱 격렬해진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IT기술을 RT(Relation Technology)로 바꿔야 한다. RT는 인터넷을 통한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기술로서 '테크놀로지'라기 보단 '예술'에 가까운 영역이다. 이는 조지나이프의 소프트파워와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마케팅이나 경영분야에서는 CRM과 같은 고객관리나 SNS로 통한다.

 오늘날의 소통은 정에서 나온다. 싸이월드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한국인의 정을 건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인터넷 상에서의 행위는 익명성으로 인한 무정한 공간이라 생각하는 경향이있다. 사람들은 아이디 혹은 별명이라는 탈 뒤에 자신의 본질을 교묘히 가린채 인터넷이라는 가상현실에서 한없이 무질서해지는 '통제불능의 아나키'의 극치를 보인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웹 상에서의 공간은 심지어 정보에서조차 믿음과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뢰에 바탕을 둔 소통이다.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믿음을 전제로 한다. 상호간에 믿음이 없다면 네트워크도 웹도 성립될 수 없다. 정(情)은 한국인만이 가진 고유한 민족특성이다. 세상의 그 어떤 다른 언어도 정의 개념을 오롯이 대체할 수 없다.

 情과 信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우리의 주장에 근거를 제시한다. 앞으로의 SNS는 두 가지 가치를 얼마나 잘 녹여내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릴 것이다.





 생활(living)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삶(life)은 어디에 있는가

지혜(wisdom)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생활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knowledge)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정보(information)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T.S. 엘리엇 <The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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