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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6 내 나이 20살에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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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20살에는

김 연종 교수

“20살 무렵엔 누구나 은둔을 꿈꾸지”로 시작하는 글이 있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어촌에 작은 낚시집이나 하나 열어서 살아가는 꿈.
또는 땡중이나 수도승이 되어 산사의 목어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꿈.
백두대간 봉우리 하나쯤 잡아서 산장지기를 하며 늙어가는 꿈”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달리
“나를 성가시게 하고 인연이 없는 여자들은 매몰찬 상처만 남기고 떠나갔지”라고 쓰여있던...

요즘 20살은 어떤 꿈을 꿀까?
잘생긴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고 싶거나,
마천루에 자기 오피스를 가진 멋진 프로페셔널을 꿈꿀까?
아님 엄청 많은 돈을 갖고 싶다거나,
언제 죽어도 좋을 사랑하는 이와의 드라마 같은 연애를 꿈꿀까?

나는 요즘 20살이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매일처럼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그나마 상대적으로 그들을 아는 편이라고 하면서도
막상 난 어느 20살로부터도 정작 꿈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더구나 은둔 같은 이야기를 듣고 말도 안된다고 황당해
하거나 너 그렇게 살면 어쩔거냐라는 걱정 따위를 해 본 적도 없다.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대개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거나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전부였을 뿐이다.
그게 꿈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꿈은 가령 지금의 내 처지나 환경이나 능력 등에 견주어서
계산해 본 어떤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정말 영화 같은 그런 꿈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일 수도 있고,
한 부분만이라도 그렇게 살고 싶은 어떤 것일 수도 있으며,
여태껏 한번도 해보지 않은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

 
가령 1년 만이라도 여행을 다니고 싶다거나,
과제 시험 다 떠나서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어보고 싶다거나,
남을 위해 살아 보겠다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아아동을 돕고 싶다거나 하는 등의
어쩌면 평생 해 보지 못할 일,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해 볼 수도 있는
그런 도전 같은 꿈을 말하는 것이다.

 
20살에 왜 특별히 그래야 하는가 물을 수도 있다.
그건 20살은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고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지 않아도 되며
이상을 위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짊어진 짐이 아직은 가볍고 정해진 길도 딱히 없으며 메인 고삐는 없을 것이고,
몰라도 무섭지 않고 실패해도 두렵지 않은 그런 용기는 있을 것이며,
없어도 가난하지 않고, 이별 후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배짱과 무모함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난 20살엔 평생 못 해볼 그런 일 하나 쯤 겪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가령 방황, 실패, 좌절, 고뇌, 이별, 후회 같은.
어느 것 하나도 나중에 겪는다면 죽을 만큼 아픈 것들이지만,
20살엔 오히려 이런 단어들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20살은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나이,
성공을 바라기보다 상처 많은 젊은 날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나의 사고가 너무 현실적이거나, 생활이 판에 박은 듯 길들여져 있다면,
그리하여 조금만 궤도를 벗어나도 불안하고 실패할까 두렵다면
어쩜 그대는 이미 20살을 지나버렸는지 모른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현실과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정해진 삶,
그대 20살엔 천방지축 날개 짓이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설사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고 서툴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고,

그리하여 언젠가 “내 나이 20살엔 꿈이 있었지”로 시작하는 글을 쓸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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