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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7 란체스터의 법칙과 웹 2.0 벤처 (2)


 전력상 차이가 있는 양자가 전투를 벌인다면, 원래 전력 차이의 제곱만큼 그 전력 격차가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이 란체스터의 법칙이다.

 웹 비즈니스 업계는 지금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한창이다. 참혹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지배하면서, 강자는 시장을 독식하고 약자는 생존에 급급하다. 냉엄한 적자생존의 현실이 유일한 게임의 룰이다. 하지만 최근의 공룡기업들은 웹 2.0 시대의 새로운 막을 알리면서 신층 벤처 기업들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강자의 우려와 경계심이 벤처 기업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것인가? 만일 약육강식만이 유일한 게임의 룰이라면, 앞으로 우리 나라 벤처 기업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힘이 힘을 낳는다

 영국의 항공학자 란체스터는 1, 2차 세계대전의 공중전 결과를 분석하면서, 확률 무기가 사용되는 전투에서는 전투 당사자의 원래 전력 차이가 결국 전투의 승패는 물론이고 그 전력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 성능이 같은 아군 전투기 5대와 적군 전투기 3대가 공중전을 벌인다면 최종적으로 살아 남는 아군 전투기는 2대가 아니라 그 차이의 제곱인 4대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전력 차이의 제곱만큼 그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확률 전투에서의 힘의 논리, 힘의 격차 관계를 란체스터 법칙이라고 한다. 란체스터의 법칙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략 수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자도 강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언뜻 보면 란체스터의 법칙은 싸움에서 강자가 유리하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법칙은 약자와 강자가 동일한 장소, 동일한 무기, 동일한 방법으로 정면대결을 벌였을 경우에 국한되는 얘기다. 따라서 만일 약자가 전투 조건을 다르게 가져 간다면, 약자도 강자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란체스터의 법칙은 시사한다. 예를 들어보자. 7대의 전투기를 가진 적군과 5대의 전투기를 가진 아군이 싸우려고 할 때 란체스터의 말대로라면 5:7로 동시에 전면전을 치러서는 곤란하다. 만일 그렇게 하면 적군의 비행기 3대를 격추시키는 대가로 아군 전투기 5대가 모두 격추 당하는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전력상 열세에 있는 아군은 어떻게 전투를 해야 할 것인가? 우선 5대의 아군 전투기로 뒤에 처져 있는 적군 전투기 3대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그렇게 5:3의 전투를 벌이면, 란체스터 법칙에 따라 적군 전투기 3대를 격추시키고 아군 전투기 1대만이 격추 당하게 된다. 남은 4대의 아군 전투기로 다시 다른 2대의 적군 전투기를 집중 공격한다. 그렇게 4:2의 전투를 벌이면, 적군 전투기 2대를 격추시키고 아군 전투기는 4대가 모두 무사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적군의 전투기는 2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2대의 적군 전투기도 결국 4대의 아군 전투기에 모두 격추 당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란체스터가 말하는 약자가 강자와 싸우는 방법이다.


상대방의 아픈 곳을 우선 집중 공략하라

 마찬가지로 벤처 기업들이 메이저들과의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의 취약점을 찾아 이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 강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강자와의 전력 격차는 원래 크기보다 줄어들게 된다. 계속해서 상대방의 다른 취약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면, 점차 격차가 줄면서 결국 약자도 강자가 될 수 있게 된다. 역사는 그러한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베트남전이 그 대표적 사례다.

 만일 약자라면, 가급적 강자와의 전면전을 피하고 상대방의 취약점을 집중 공략해가는 국지전적인 게릴라 전법이 유효한 것이다. 약자는 몸집이 작기 때문에 몸을 숨기기가 쉽고, 또 약자이기 때문에 눈여겨보는 이도 별로 없다. 이것을 활용하여, 경쟁 장소와 무기, 방법 등을 달리한다면, 약자에게도 분명 승산이 있다. 한꺼번에 덤비지 말고 가급적 공격 범위를 좁게 잡아라. 반대로 강자라면, 약자의 국지적 공격을 피하고 가급적 전면전을 펼치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에서 웹 2.0 벤처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한국의 벤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미국의 경우 참신한 벤처기업이 등장하면 구글, 야후등 자본력이 풍부한 공룡 기업에서 인수, 합병을 통한 상호 발전적인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포털들은 인수를 통한 발전이 아닌, 뛰어난 자본력과 맨파워십으로 약자의 아이디어를 모방한다. 모든 면에서 전력 차가 극명한 벤처기업의 경우 선두 업체로 브랜드 파워를 확보했다 할 지라도 결국 막강한 자본력과 기획, 기술, 개발력, 그리고 거대한 마케팅 툴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의 상황에도 히스토리가 있다. 벤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대 기업들이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바로 뛰어난 맨파워십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한정된 전력으로 살아남은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대기업이라는 온실에서 막대한 인풋을 들여 키워낸 엘리트 인재 못지않은 맨파워십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재들을 인수, 합병을 통해 자사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벤처 기업인들은 인수, 합병을 소위 말하는 Exit의 의미로 결착짓는 사람들이 많다. 지분 매각을 통한 현물 획득이 최종 목표가 되어 막상 합병 후에는 그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자세가 대기업들의 불확실성을 높인 계기가 되었다.

 문제는 어디에나 있다. 대형 포털들만의 문제라고 하기엔 벤처 기업인들의 의식이 선진화 되지 못했고, 그러한 의식을 바꾸기엔 한국의 벤처 생태계가 이미 너무 메말라 버렸다. 비즈니스 환경 중 가장 최악의 경우가 독, 과점 형태의 산업구조이다. 거목도 있고, 새싹도 있고, 한참 자라나는 싱싱한 나무가 있어야 홍수가 나도 잔뿌리로 땅을 굳건히 지킬수가 있다. 한국 웹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화학 산업 또한 지금의 상태로는 그 결말이 자명하다.

 보여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끝까지 살아남아 선진화된 환경으로 조금씩 진화시켜야 한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업설명회 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그럼 대형포털에서 따라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라는 질문이었다.
 란체스터의 법칙에 의하면 1. 전면전은 피하고, 2. 대형 포털에서 하지 못할 짓거리를 해야한다. 대형 포털은 이미 시청(city hall)이다. 그만큼 보는 눈도 많고, 한번 삐그덕 거리면 후 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든다. 벤처기업만의 유연성과 민첩성으로 게릴라 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 언젠가 벤처의 전력이 자생할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성장한다면, 그때는 다시금 협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

 협상이란 원래 대등한 상대의 만남이다. 힘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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