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도없는 네트워크에서 반드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는 현상' 즉 복잡계 이론의 용어를 빌리자면 수확체증, 자기조직화라는 현상이다.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된다.'는 패턴은 제품명이나 상표로 물건을 파는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제품의 판로를 확대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그 제품을 유명상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 지명도가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마크 뷰캐넌은 저거 [넥서스]에서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그의 지적대로 이 법칙은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는 상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마케팅의 관점에서 이러한 션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 제프리 무어의 [캐즘(Chasm) 마케팅]같은 저서에서 밝혀졌다. 이 두 책에 의하면 최초 어느 상품에 달려드는 것은 극히 일부의 마니아들이다. 그 후에 좀 더 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것이 어느 임계점에 다다르면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출판업계를 예로 들어보자. 베스트셀러는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사게 될 때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만화의 경우는 아니라 할지라도 단행본의 경우엔 특히 더 그렇다. 내용이나 판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몇천 부에서 몇만 부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요즘에는 5만부만 팔리면 히트로 칠 만큼 출판시장이 얼어붙어 있다. 따라서 서점에서 조금이라도 반응이 있으면 출판사 측에서는 판매 전략을 새롭게 새우게 된다. 우선 첫번째 전략은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선전하는 것이다. 신문광고에서 종종 보게되는 "순식간에 00만부 판매!" 등의 표현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수법은 영화의 경우 더욱 교묘해진다. "전미 박스 오피스 1위!"라는 표현은 사실상 모든 영화의 선전문구로 사용된다. 3일을 했든 일주일을 했든 무조건 1위를 했었다는 사실만으로 대대적으로 광고한다. 심지어는 특정 영화관이나 상영장소의 기록만 가지고 1위라고 떠드는 경우도 많다. 관객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1위를 한 영화가 많은지 의아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크 뷰캐넌의 지적에 의하면 소비자는 무엇인가 선택할 때 지명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마크 뷰캐넌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촬영 개시 전에 이미 몇백만 달러나 투입된 영화라면 어느 배우한테 주연을 맡기는 게 좋을까를 생각해보자. 이런 경우 굳이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배우의 연기력이나 적성만이 선택 기준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명도에 의존한 광고 효과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광고회사에는 '주류감 PR'이라는 광고 전략도 있다. 발매한 지 몇년이 흘러 새로운 소비자를 기대할 수 없는 상품, 1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품에 대해 조사를 해서 새로운 화젯거리를 만드는 전략이다. 또는 상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 미디어를 통해 뉴스로 흘려 보내는 방식도 있다. 한 마디로 뉴스를 통한 교묘한 간접광고라 할 수 있다.
광고 회사의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와 같은 직접적인 방식보다는 뉴스로 접하는 쪽이 상품에 대한 강한 인상을 얻을 수 있다. '이 상품이야 말로 시장의 주류상품' 이라는 점을 확실히 강조하는 것이다.
'다수가 지지하는 상품이 좋은 상품'이라는 심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탠리 밀그럼은 거리에 남자를 세워두고 60초 동안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실험을 1968년에 실시했다. 이 실험에서 한 남자가 행동을 취햇을 때 따라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15명이 동시에 하늘을 쳐다보자 지나가는 사람들 중 45%가 하늘을 쳐다보았고, 최종적으로 80%나 되는 사람이 따라했다고 한다.
이 실험이 말해주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뭔가 특별한 근거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인식하는 '사회적 증명'이라는 이론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을 신기하고 유별난 것이 아니다. 만약 하늘에 위험한 물체나 낯선 물체가 날아다닌다면 누구나 흥미를 느낄 것이다. 이 같은 의사결정심리를 '정보 외부성'이라 부른다. 이와 관련해 [대중의 지혜]의 저자인 제임스 서로위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상황이 애매모호하고 불투명할 때는 주변 사람들과 똑같은 행동을 취하면 된다는 것이 인간 사회에서의 지배적 사고 방식이다. 이는 매우 합리적인 사고 방식이기도 하다.
어느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고 임계점에 다다르면 일극집중현상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거나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팔리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무엇보다 강한 소구 효과를 낳게 하여 더욱 많이 팔리게 된다.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 효과를 복잡계 이론에서는 수확체증, 자기 조직화라 부른다. 영어로는 'Power Law'라고도 한다.
이는 어느 일정한 집합체가 조직화되어, 외적 요인이 아닌 내적 요인에 의해 힘을 갖게 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어떤 계기에 의해 이 과정이 임계점에 다다르면 쉽사리 하강하지 않고 일정한 힘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많은 힘을 얻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