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
공부로 찌든 머리도 식히고 산림욕도 할 겸 경기도 청평 축령산에 들어갔다.
이놈의 차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참을 버벅대다가 도착한 축령산,
힘들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너무 잘 왔다는 생각이 물씬물씬드는 송진내음..
추적추적 흩뿌리는 보슬비를 헤치며 산기슭을 내려오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안개낀 한 허리가 꿈인듯 생신듯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하늘을 찌를듯한 소나무 숲 아래 돗자리를 펴고 누워 있으니,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난 해가 쨍쨍한 날 보다 흐린날이 더 좋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북경 요리 전문점.
어렸을 때 부터 중국에 자주 갈 일이 있었는데,
'네 발 달린 것 중에 책, 걸상 빼고 다 먹는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중국요리를 맛볼 기회가 있었다.
썩은 두부, 오리 혓바닥, 모기 눈알, 제비집 부터 시작해서
'차마 이런걸 먹을 수 있나?' 하는 것들까지 두루 섭렵해 봤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은 북경 뒷골목에서
3위안, 5위안(500원)에 말아먹던 다양한 분식류 였다.
한국에서 과연 그러것들을 먹을 수 있을까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축령산 멤버 중 한 사람이 오늘 밤은 고량주에 북경 전문요리를 먹자고 해서
무심코 따라간 곳이 바로 혜성 양꼬치 전문점이었다.

볶음 배추 절임, 아마 중국 특유의 향료 냄새가 가장 강한 요리가 아니었나 싶다.
내 취향에 그닥 맞진 않는것 같은데, 같이 간 동료들은 제일 좋아하더라..

한국어로 '건두부'라고 불리는 음식,
마파두부의 변형 같으면서도 맛은 해파리 냉채 비슷한...
술 안주로 딱 좋은 음식

돼지 고기를 포 떠서 전분가루에 튀긴 음식,
메뉴판에는 한국어로 '탕수육'이라고 번역되어 있었다.
한국식 탕수육보단 훨씬 쫄깃쫄깃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

사진이 좀 흔들렸는데,
라오차이양 이라고 고량주의 일종,
한국으로 따지자면 이를테면 소주보단 조금 더 고급스러운 술,
구지 비교하자면 '청하' 정도?
기존에 먹던 고량주 보다 훨씬 향이 달아서 나도 모르게 큰거 한병을 다 비워버렸다.
아... 이게 머리가 팽팽 돌더니, 정신이 말짱한데 온갖 사물이 다 일그러지는...
결국 11시 경 온통 찌그러진 세상 사이로 집으로 들어와 쓰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