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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9 WWW , 세계에 쳐진 거미줄



 인터넷의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은 세계에 쳐진 거미줄이라는 뜻이지만 거기에는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비유 이상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즉 발신 지향적인 입장에서 보면 인터넷은 거미줄이고 그것에 접속하는 수신자들은 홈페이지라는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이 된다. 그리고 그 먹이가 언제 걸릴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개미는 일한 만큼의 노동대가를 얻고 또 집단적 조직에 의해서 자기편과 남의 편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지만, 거미의 노동에서는 정반대로 정보발신이 일종의 투기처럼 보이는 것이다.
 반면, 수신 지향적인 정보문화의 비유체계에서 인터넷 접속은 헌팅(사냥)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인터넷은 거미줄에서 사냥터로 변하고 이번에는 발신자가 사냥감이 된다. 정보의 숲은 순식간에 황폐해진다. 그 극단적인 예가 해커라 불리는 밀렵자들이다.

-이어령


이어령 교수가 '디지로그'에서 설파한 내용이다. 현실 세계의 냉혹함은 웹 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사람들이 웹 사이트를 생성하고 또 방문하는 모든 행위가 마치 곤충들의 본능과도 같음에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과연 웹을 이용하는 모든 행위자들이 그러한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일까?
물론 행위의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Only Click User의 경우에 자신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을 완전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형성해 나가지는 않는다. 웹 서비스 기획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고객들은 매우 냉혹하지만, 그들의 행위 패턴은 결국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웹 서비스 하나를 론칭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목 좋은 나뭇가지 사이에 거미줄을 치는 것과 같다.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수천만의 네티즌들이 언젠가는 자신이 쳐 놓은 거미줄에 걸릴거라 생각하고 마치 떨어지는 감을 기다리는 여우처럼 손 놓고 있어선 안된다. 또한, 초기의 부진을 현실의 냉혹함이란 핑계 하에 자기 합리화 하고 좌절하는 것 또한 절대 삼가해야할 마음가짐이다.

이어령교수는 발신지향적인 서구문화와 수신지향적인 동양문화의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의 키워드를 가진 web 2.0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은 인터넷이란 공간이 단지 정보를 습득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생산해 낼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웹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자의 경우엔 단순히 수신의 패러다임이 발신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었다는 것 이외에 유저들이 이용하게 되는 동기를 끌어올 수 있는 선전(propagenda)을 할 수 있어야한다. 다시 말해 언젠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사이트가 한 순간에 모든 패턴을 다 변화시킬 순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습관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사회는, 특히 동시 접속성과 유행성이 그 어떤 환경보다 중요하게 드러나는 웹 상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때로는 자신의 행위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조차 모른 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때로는 주위 사람들의 강요와 권고에 의해서, 혹은 자신의 만성적인 습관에 의해서 마치 자연의 본능처럼 그렇게 이끌려 가는 경우가 많다.

기획자는 그러한 WWW의 습성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과 문화 사이의 괴리 현상 때문에 새로운 웹 환경은 산업시대에 우리가 겪은 것과 같은 또 하나의 얼굴없는 문명과 사회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짙다. 독점할수록 그리고 희귀할 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산업시대의 상품들과 달리 정보는 공유할 수록 그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냉장고나 자동차는 혼자 소유하는 것이 이롭지만, 핸드폰과 웹 페이지는 혼자 가지고 있어선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물리적 기술혁명이 곧 인간 내부의 의식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현대의 기술을 따라갈 수 있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기획자들이 창조해야 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는 문화이다. 마치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습성에 걸려들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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