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할 때 지식을 쌓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즉 영어단어나 숙어를 기억하는 '암기'부터 어떤 문제가 부딪혔을 때 처음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기술' 또는 '육감'적인 것까지 모든 것들을 지식이라 부른다면 지식은 단순히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떠한 지식이든 완전히 익히기 위해선 머릿 속에 마구 집어넣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이것을 마치 시험기간에 막판 스퍼트를 내서 좋은 점수를 얻더라도 막상 시험이 끝나면 금방 다 잊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혹자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잊어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난 그 보다 한 수 위의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단계까지 가면 공부는 '암기'가 아닌 것이다. 어떠한 지식을 '마스터 했다' 는 것은 지금까지 잊어버리기를 무수히 반복하여 열심히 외우고 문제를 푸는 상황이 끝나고 해당 내용이 완전히 내게 체화되었다는 느낌이 들게한다. 이는 매우 기분좋은 느낌이다. 갑자기 공식을 잊어버리지 않게 되고 시험 보기 전에 하루 종일 공부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정확히 문제를 풀 수 있는 습관화된 상태가 그것이다.
그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 학습의 목표이다. 반대로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면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도, 오랫동안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지 않아도 자신이 신체 일부가 된 것처럼 그 지식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시험 공부는 원래 평소에 하는거야'라는 말 처럼... 대부분의 교육 시스템은 그 경지까지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성하지 못한 채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기만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상에서의 지식 또한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고 긁어모으는 것만으로는 체화시키기 어렵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클릭 몇 번만으로 얻을 수 있는 현대의 학생들은, 정보의 깊이있는 이해력이 더욱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마치 시험 시간에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다면 모두가 100점을 맞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수학 공식과 영문법, 심지어는 논술형 답안까지 인터넷을 약간만 찾으면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잘 정리만 하면 그야말로 서점에서 팔고있는 참고서에 지지 않을만한 많은 정보들이 탄생한다.
그러나 그러한 지식, 암기해야 할 것에 관한 지식은 남아 돌 정도로 웹에 존재하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공부 때문에 고민하며 괴로워 한다. 웹의 수많은 정보량은 분명히 대단하다. 하지만 그러한 단편적인 지식이 거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엔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현실세계에서 선생님이나 학원강사에게 열심히 배워도 얻지 못하는 것을 기계적인 존재인 인터넷에더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USB 메모리를 뒷통수에 꽂을수 있다면 또 모를까.. 실제 열심히 가르쳐주는 영어회화수업은 영어를 잘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그것과 똑같은 것을 인터넷에서 하려 한다면 열심히 이끌어 줄 수있는 어떤 존재가 필요하다. 단지 지식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 자신이 어디를 모르는지를 알려주고 그곳을 정확히 안내해줄 수 있는 구조화된 시스템 말이다. 마치 여러 형태의 서적을 참조해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도움말' 시스템 이라고나 할까?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고 마음대로 참조해 달라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알 수 있어' '여기를 모르면 여기를 보면 좋을것 같아'라는 식의 친절한 시스템이 인터넷에 구축된다면 어떨까?
참고서를 직접 엮어본 적도 있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저자가 단순한 편집과 가공을 통해 자기만족에 빠지기 무척 쉽다. 이런 자기 만족형의 독립된 서적과 정보들은 인터넷이라는 구조를 통해 엮일 수 있다. 서적에 비해 웹은 한 단계 더 손을 봐준다. "여기를 모르겠습니다"라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모아 점점 데이터를 쌓아나가면 현실세계에서의 서적 보다 훨씬 도움이 될만한 구조화된 지식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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